율량동으로 마중아닌 마중을 나섰다.
오랫만에 버스를 탔는데 앞에 앉으신 아주머니께서 가방을 들어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뻘쭘하기도 하고 어쩔줄몰라몰라.
휴대폰이 가방안에 들어있었는데.
봉봉이한테 메세지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왠지 아주머니 무릎위 가방을 함부로 만져서는 안될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손가락만 꼼지락꼼지락.
시선은 어딜둬야하나.
가방이 지퍼가 달린게 아니라 안이 훤히 보이는데.. 가방을 쳐다보고 있으면 뭔가 의심하는기분이 들수도 있으니 창밖만 바라보며.
빈자리가 하나둘씩 생기는데 자리에 앉겠다고 가방을 달라고 해야하나.
온갖 고민으로 우물쭈물하다가 내릴때가 되어 감사하다는 인사와 뻘쭘한 미소를 남기고 후다닥 내렸다.
그러고보면 항상 자리양보할때도 뻘쭘한 기분때문에 그냥 조용히 일어나서 다른곳으로 이동하곤했었지.
우물쭈물.
율량동까지 갔으나 아는 맛집이라고는 명가한상, 양철식당, 이름이 기억나지않는 보리밥집.
뭔가 더 있을법도한데.. 더 생각나지않아 고민끝에 조선시대에서 저녁먹기로했다.
마침 바로 하루전날 엄마가 다녀왔다며 추천해주시기도 한지라 고민고민끝에..
외관은 어느 토속 민속주점스타일.
조금 넓은 골목길에 있고 주차장도 있다.
현수막에 이것저것 광고사진도 붙어있고.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가운데 테이블이 딱 보이더라.
양쪽으로는 방에 좌식테이블이 보이고.
아무래도 봉봉이는 의자가 좋겠지 싶어서 가운데테이블에 앉았는데.. 그냥 방으로 가는게 좋겠더라.
뭔가 바닥이 평평하지않은 기분이고.
의자는 테이블에 비해 조금 낮으며.
사람들이 지나다닐때마다 바닥이 쿵쿵 울리는게.. 더구나 하필 앉은 자리가 또 주방도 보이고 오븐도 옆에 있고 덥고 소란스럽다.
보아하니 방에는 에어컨도 틀어놨던데.
위치를 잘못잡았어 ㅠㅠ
뭐 위치선정이야 내 실수고.
공주님밥상으로 주문, 1인 1만원, 2인이상 주문가능.
공주님밥상은 보쌈이 나오고 왕자님밥상은 불고기가 나온다.
기본으로 깔린 밑반찬들.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는데 음식들이 식탁위에 가득차니 시선에서 벗어나서 손이 잘 안가더라.
음성에 '여수돌게장'집이 생각나서 간장게장도 먹어봤는데
음. 역시 여수돌게장집이 맛집인듯. 반찬으로 나온 간장게장은 짜더라.
오히려 열무김치가 살짝 푹익은듯 개운하게 입가심용으로 괜찮았다.
이것도 밑반찬.
두부김치와 올갱이초무침. 올갱이 아닌데.. 뭐였더라. 두글자였는데.. 소라초무침? 골뱅이? 으아~ 기억안나!!
2인당 서비스품목을 하나 주문할수있는데 우린 피자를 주문했지만.
피자말고 선택할수있는게 몇개 더 있었는데 그 메뉴에도 이 초무침이 있었다.
피자시키길 잘했구망~ 초무침을 기본으로 주시니까.
요것이 보쌈.
신기하게도 먹다보면 보쌈도 기름지다.
오히려 삼겹살보다 보쌈이 더 쉽게 느끼해지는것같다는.
더 신기한건 보쌈이 칼로리가 그렇게 낮지도 않다는거.
김장때나 먹는다는 수육을 이렇게 또 한번 먹어본다.
같이나온 김치보다 무가 더 맛나다.
서비스메뉴라는 고르곤졸라피자.
오랫만에 먹어본다. 고르곤졸라.
무난한맛.
후식으로 식혜도 있고 강정도 있고.. 또 뭔가 더 있긴 한것같던데.
강정만 두개 손에 들고 나와서 맛만 봤다.
마침 또 날이 비가온다고 너무너무 습해서 그런가 강정도 눅눅하니 별로네.
(원래 별로 안좋아한다.)
봉봉이가 요즘 속이 워낙 안좋아서 소식해야겠다고 했는데.
3명이 와서 2인분만 시켜도 될 양이다.
솔직히 내스타일이면 4명이 2인분만 시켜도 될 양.
나오기도 많이 나오고 손님도 적지않은걸보면 괜찮은집인것같기는한데...
정말 아쉽게도 잘못된 위치선정과
우리의 컨디션난조로.. 한동안 재방문하지는 않을듯싶다.
(왜냐면 소식해야하니까요!!!)
한번씩은 가서 직접 판단해보세요~
엄마는 정말 괜찮다고 막 우리한테 추천해주셨었거든요.ㅎㅎ
그나저나 먹다보니 뭔가 익숙한데..싶더니 '대산보리밥'집이 떠올랐다는.
■ 다녀온곳 : 조선시대 (충북 청주시 청원구 공항로112번길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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